831. 뿌리만 남아 있어도
처마 밑에 버려진 듯 나 뒹구는 화분이 있었다. 한 겨울을
지나며 꽃과 줄기가 까맣게 말라 버렸다. 쓰레기 통에 버릴까
생각했다. 그러나 뿌리라도 한 번 빈 땅에 묻어 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혹시나 하여 물도 주고 영양제도 뿌려 주며
섬기듯 정성을 쏟았다.
궁금해하던 어느 초여름, 작은 싹이 보이기 시작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뿌리에서 싹이 솟았다. 그 모습이 신비로웠다.
뿌리는 살아 있었던 것이다. 살아 있는 것만 확인하는 것으로
만족했는데, 가을바람이 불면서 노란 국화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기대 이상이었다. 뿌리가 살아 있던 탓이었다.
우리 주변에도 까맣게 죽은 꽃처럼 신앙 생활을 버리고
살아가는 듯한 이웃들이 있다. 그러나 아직 뿌리가 살아 있는지
확인해 보자. 감동을 주는 섬김과 영양분을 공급해 줄 때 다시
싹이 나올 수 있다. 그 영혼을 위해 정성을 드려보자.
누구나 버려진 꽃과 같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뿌리만은 보존하자. 뿌리만 살아 있으면 다시 소생하기 때문이다.
믿음의 뿌리를 튼튼하게 보존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첫째, 매 학기마다 삶공부(성경공부)에 빠짐없이 참여하라.
모든 성도가 성경공부 반에 등록하는 것이다. 그래서 온 성도가
함께 성경에 믿음의 뿌리를 내리는 것이다. 그 뿌리를 통하여
새로운 싹이 나고 가지가 나올 것이다. 그래서 목장 식구들,
가족들, 이웃 동료들을 살려내는 뿌리가 된다.
둘째, 교회 공식 모임에는 빠짐없이 참여하도록 노력하라.
주일 예배, 수요예배, 목장 예배, 삶공부, 이런 모임들이 우리
교회 공식 모임이다. 어려운 것을 알지만, 나의 생활 패턴을 재
조정해 보자. 뜻을 세우고 노력하면 주님께서도 도우실 것이다.
셋째, 천국과 지옥에 대한 분명한 믿음을 가지라. 그래야
믿음의 뿌리를 보존할 수 있다. 향기나는 꽃을 피워 전도할 수
있다. 전도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장 고상한 일이다.
직장을 주신 것도, 학교를 다니게 하시는 것도, 자녀를 주신
것도, 하나님 나라를 소개하라고 주셨다.
넷째, 성경대로 믿으며 살아가라. 믿음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믿는다. 예수를 믿음이 천국을 소유하게
한다. 매일 얼굴을 마주 대하는 가족 중에 지옥에 떨어질
가족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매일 얼굴을 대하는 직장 동료, 이웃,
그리고 목원들 중에 지옥에 갈 사람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죽으면 그만’이라고 속이는 영이 있다. 속지 말자. 천국과
지옥이 있다.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여라.
복음을 믿어라"(막 1:15). 믿음의 뿌리를 소생시키자. 김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