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8-2013
438. “제발 내가 아는 노래좀”
제가 다녀왔던 선교 캠프에는 대부분 청년대학생들이었고 나이 드신 어른들도 소수 계셨습니다. 매 집회마다 청년들이 이끄는 찬양팀의 찬양인도로 시작되었습니다. 청년 찬양답게 온 몸으로 격렬하게 찬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도 그들에게 맞춰 찬양을 해보려고 했지만 빠르고 처음 부르는 찬양곡들이 대부분이어서 쉽지 않았습니다. 거기에다 스피커 볼륨도 청년들은 달랐습니다. 이렇게 한시간이나 지속되었습니다.
모르는 찬양과 빠른 리듬, 그리고 천정이 날아갈 것 같은 앰프 소리에 그래도 맞춰서 열심히 따라 부르시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면서 대단한 신앙인격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강사가 말씀을 전하러 올라왔습니다. 은퇴를 하신지 꽤 많은 세월을 보낸 분이었습니다.
말씀을 전하시기 앞서 은퇴 전 본인의 교회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들려 주었습니다. 청년 전도사가 늘 찬양을 인도했다고 합니다. 열정적으로 찬양을 인도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으신 권사님 한 분이 어느 날 찬양을 마치고 이마에 땀을 닦고 있는 그 전도사님에게 다가가서 수고했다고 격려를 하면서 봉투를 건네 드리려고 했답니다. 그러자 전도사님은 사양을 하며 달아났고, 그래도 권사님은 그 젊은 전도사님에게 점심 한끼라도 사드시라고 돈을 주고 싶어서 끝까지 따라가서 드디어 봉투를 건네드리는데 성공을 했답니다. 그 봉투 속에는 찬양과 경배팀이 맛있게 점심 한끼 먹을 수 있는 적지 않은 액수가 들어 있었고, 동시에 작은 쪽지도 있었습니다. 그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답니다. “…전도사님, 제발 제가 아는 노래좀 해주세요….”
나이 드신 분들이 통쾌하신듯 한 바탕 웃음이 터졌습니다. 한
시간 동안이나 모르는 찬양을 그것도 노인의 귀청을 불편하게 했던 그 찬양 소리를 참고 기다렸던 신앙인격도 본 받을 만했고, 본인의 심정도 전달하는 동시에 나이드신 분들의 마음을 대표해서 전달해 주시는 그 권사님이나 강사님의 재치에도
감동을 먹었습니다.
우리 교회도 청년들과 어른들이 섞여서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각 세대의 서로 다는 성향을 생각하며 찬양곡도 선정하고 스피커 볼륨도 조절하고 예배 순서도 변화를 주려고 사역자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P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