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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9. 아내는 ‘살림’ 꾼 - 목회자코너 - 루이빌새한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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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9. 아내는 ‘살림’ 꾼

 

지금 한국 방문 중인 분들이 있다. 나의 아내도 지금 한국 방문 중이다. 올해 83세로 연로하신 ‘친정 엄마’를 더 늙으시기 전에 다녀와야 한다고 해서 그렇게 갔다. 조금 더 세월이 지나면 자녀도 못 알아볼 때가 올 텐데, 잘 알아볼 수 있을 때 만나서 모녀간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싶어해서 간 것이다.

출발한 지 1주일이 되어간다. 남자들이 그렇듯이 아내가 없으면 불편한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제일 불편한 것은 세끼 밥을 해결하는 것이다. 물론 아내가 미리 밥을 지어서 한끼 먹을 분량으로 주먹 만하게 비닐로 돌돌 말아 냉동실에 가득 채워줘서, 한끼에 하나씩 꺼내서 녹여 먹는다. 반찬도 다양하게 만들어서 가득 채워 주고 갔다. 아내 없이 지내본 사람이면 어떤 상황인지 눈으로 보듯 훤히 상상이 될 것이다.

아내가 가면서, 전기 오븐 반드시 확인하여 음식을 태우지 않도록 당부도 했다. 내가 차고를 닫는 것을 까먹고 집을 나온 경험이 몇 번 있어서 그것도 여러 차례 당부를 했다. 세탁기로 빨래하는 방법도 챙겨주었다. 쓰레기 버리는 날짜 까먹지 않도록 주의도 주었다.

마치 엄마가 어린 아이들을 집에 놓고 먼 길 떠나는 것과 같았다. 그래서 우리 가족들이 지금까지 잘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곁에 가까이 없어보니 소중함과 고마움이 더했다. 그래서 우리가 여기까지 잘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야말로 적어도 우리 가족에게는 ‘살림꾼’이었다.

오래 전에 ‘살림꾼’의 의미를 들어본 적이 있다. ‘살리다’는 동사의 명사가 ‘살림’이다. ‘꾼’이라는 말은 전문가라는 의미가 들어 있다고 한다. 끝에 ‘꾼’이라는 말을 붙이면, 그 사람이 하는 일을 좀 비하하는 말처럼 들린다. 농사꾼, 장사꾼, 지게꾼, 막노동꾼 등이 그 예다. 그러나 나는 그 일에 능숙하고 전문가 다운 능력이 들어 있다는 것에 더 찬성하고 싶다.

엄마나 아내를 ‘살림꾼’이라고 부른다. ‘살림’을 잘 할 때 쓰는 표현이기도 하다. 가정을 살리고, 가족을 살리는 데 능숙하고 전문가 다운 기질이 있다. 심지어 교회도 살리는데 크게 기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살리는 일에 능숙한 사람들이 있다.

하나님 자녀들은 가정을 살리고, 교회를 살리며, 목장을 통하여 영혼을 살리는 살림꾼들이다. 우리 성도들도 영혼을 살리는 ‘살림꾼’으로 살아가시기를 축복한다.

예수를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리신 분의 영이 여러분 안에 살아 계시면, 그리스도를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리신 분께서, 여러분 안에 계신 자기의 영으로 여러분의 죽을 몸도 살리실 것입니다” (롬8:11).

그러고 보니, 예수님이 진짜 ‘살림꾼’이시다. 김상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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