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1. 참람하도다!
어느 목사님이 달란트 비유 속에서 ‘공평하신 하나님’에 대하여 설교를 했습니다.
설교를 마치고 어느 젊은 자매가 찾아와서 다짜고짜 “하나님은 공평하지 않습니다!”
말했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공평하지 않다는 그 자매에게 “참람하고 건방지고
경망스러운 자매여, 하나님이 공평하시지 않다니 그대가 무엇이관대 감히 그렇게
말하는고?”라고 되받아 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곧 바로 하나님이 공평하지
않음을 인정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자매는 뇌성마비 장애로 평생을 휠체어에 앉아서
살아야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목사님에게 몇 마디 하기 위해 힘들게 온 몸을
뒤틀고 숨을 몰아쉬어야 했는데, 그 앞에서 하나님의 공평하심을 변호할 자신이
없었다고 합니다. 목사님이 보시기에도 공평하지 않은 하나님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참고; 노진준, 회복하라 (경기도 파주: 지혜의 샘, 2017), 115-116쪽]
달란트 비유 속에서 주인이 어떤 사람에게는 많이, 어떤 사람에게는 적게 나누어 주었기
때문에 적어도 분배에 관한한 불공평한 것이 맞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신 분량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계셨다가 그것의 두 배를 남기기를 기대하신다는
점에서 “하나님은 공평하셨습니다”고 대답했답니다. [같은 책]
평생 휠체어를 의지해서 살아야만 하는 그 자매의 눈에도 사지가 멀쩡하게 사는 사람과
자신을 비교해 볼 때 ‘하나님은 불공평’하다고 생각되었을 것입니다. 죄악으로 가득한
세상에서는 많이 가진 자와 적게 가진 자, 많이 배운 자 적게 배운 자로 개인의 가치를
평가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비교하며 경쟁하도록 몰고 갑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다섯을 준 사람에게는 다섯을, 둘을 준 사람에게는 둘을 기대하시는
하나님라는 거죠. 그 자매에게 아주 적은 달란트를 주셨다면 하나님은 그 만큼만 기대
하실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공평하십니다!”
공평하신 하나님을 누리는 방법은, 첫째,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둘째 받은 만큼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충성하며 살고, 그리고 오직 은혜, 오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다른 교회와 비교하지 않고, 다른 목회자와 비교하지 않으며, 장차 나에게
주신 만큼 요구하시는 분량을 생각하면서 공평하신 하나님을 누리려고 합니다. 우리 교회
성도들도 공평하게 요구하시는 하나님을 생각하며 주신 만큼 기대하시는 하나님께 “오직
은혜, 오직 감사”하며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김상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