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6. 감사하고 만족할 줄 아는 사람
난민 어린이 청소년들을 만나서 전도도 하고 양육도 하다 보니 많은 에피소드들이 벌어집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경계의 눈초리로 바라보던 것이
이제는 조금씩 좋아져서 허그도 할 줄 알고 등에 마구 올라타기도 하고 허리에 매달릴 줄도 압니다. 나를 ‘큰 아버지’ (big daddy)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내 비춥니다. 아이들의 그런 모습이 정겹기도 하고 끝까지 사랑해 줘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아직도 몇 명은 기분 나쁘면 안면 몰수하고 대드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괘씸한 마음도 듭니다. ‘내가 자기들에게 어떻게
대해 줬는데 저러나…하는 생각에 더 이상 돌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아직 그런 아이들까지도 품어줄 수 있는 푸근하지
못하고 너그럽지 못하다는 증거일 겁니다.
아이들이 after school(에프터 스쿨) 프로그램이 없어서 긴긴 오후 한 나절을 무료하게 보내는 아이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그룹을 만들어서 YMCA에 데리고 가서 목장 모임 겸 ‘애프터 스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입니다.
YMCA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면 아이들이 배가 고프다고 졸라댑니다. 그래서 ‘맥도날드’에 데리고 가서 먹이는 일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사정상 둘 다는 못할 사정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둘 중 한가지만 하고 비용이 더 많이 드는 맥도날드는 못 갈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배고픔은 집에서 해결하라고 했더니, ‘그렇게 못하겠다’고 거세게 항의를 합니다.
저는 그런 아이들을 보고 감사할 줄 모르는 인간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많은 것을 주신 것에 감사할 줄 모르고 한 가지 부족하다고
시비를 걸고 화를 내며 토라지는 우리의 모습을 엿보았습니다. 자기 중심적으로 이것 해달라, 저것 해달라 요구하는 모습도 발견되었습니다.
누리는 것이 더 많은데 한 가지 부족한 것 때문에 토라지는 모습을 보고 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더욱 부끄러웠습니다.
더 감사할 줄 알고 더 만족해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우리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 즉 족한 줄로 알 것이니라” (디모데 전서 6:8).
김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