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1. 나이 먹으면서 알게 되는 것들
아주 어렸을 때는 나이 드신 분들에 대하여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참 많았다. 예를 들면, 쓴 나물을 드시면서 ‘참 달착지근하고 고소하다!’
뜨거운 목욕탕에 들어가시면서 ‘어! 시원하다! 뜨거운 숭늉과 국을 마시면서 ‘어! 개운하다!’ 어렸을 때, 옷이나 신발을 내 사이즈보다 길고 큰
것을 사 주셨다. 앞으로 클 것을 대비하여 미리 큰 것으로 사 주셨다. 그것이 늘 못마땅해서 투정을 부리다가 얻어 맞으면서 성장했다.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좀 더 자라서 청장년에 접어 들자 시끄럽고 좀 빠른 템포의 노래를 좋아했다. 그런데 나이 드신 분들은 그것을 시끄럽다고 나무랐다. 기타
소리가 너무 크다. 드럼 소리가 너무 크다. 찬양이 너무 빠르다. 좀 아는 찬양 좀 부르자. 귀가 멍멍해서 못 듣겠다. 이런 불평을 하는 어른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 나이가 되어보니 이제 모두 이해가 된다.
신앙생활에 점점 익숙해질 무렵, 왜 하필이면 달콤하게 잠을 자야 하는 새벽에 일어나서 새벽기도회를 가야 하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나이가 들면서 새벽 잠이 적어진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새벽 잠이 많은 분들은 아직 젊은 분들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 자연적인
현상들을 거슬려 산다는 것은 보통 의지적 결단 가지고는 불가능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신앙생활에는 의지적인 결단과 헌신 없이는
할 수 없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나이 먹는 것이 참 좋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어렸을 때 이해 못했던 것들이 다 이해되고, 청년 시절에 어른들에 대하여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나이를 먹으니 어리고 젊은 사람들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가 더해지는 것 같아 참 좋다. 그래서 ‘오래 살았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교육인지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오래 살았다’는 것을 무시하면 안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가정이나 목장에는 다양한 연령층이 섞여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이해의 폭과 깊이가 더해져서 화목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어른들의 삶을 보고 배우고 젊은 부부들은 자녀 세대를 이해하고 부모 세대를 이해하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해 준다. 나이 드신 부모 세대들은 이미 다 겪어온 삶이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어도 품어줄 수 있다. 그래서 목장도 다양한 연령층이
필요하다. 예수님을 닮기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갓난이를 비롯하여 다양한 세대가 연합하여 함께하는 가정과 목장, 교회를 기대해 본다(시133:1-3).
김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