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0-2015
539. 어린이 사역자가 남겨 놓고 가는 일
지난 봄 저의 차, 도요타 캠리 (Toyota Camrly, 2002)가 약 삼십만(300,000) 마일리지를 기록하면서 출퇴근 하는 중 종종 길거리에서 서게 되었습니다. 약 13년 전 목회를 시작하면서 개인적으로 구입한 차인데 그 동안 잔 고장이 없어서 목회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던 차였습니다. 그러나 높은 마일리지 때문에 그런지 한계를 만난 것입니다. 그 때 그 때 응급조치를 취하면서 겨우 다니긴 했지만, 더 이상 타고 다닐 수 없어서 지난 봄 처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정상 얼른 개인 차를 구입하지 못해서 출퇴근과 목회 사역에 난민사역을 위해 구입한 교회 미니밴를 임시로 사용해 왔습니다. 교회 미니밴도 수명이 오래된 차라 장거리는 뛰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운전을 하고 다니면서, 얼른 개인 차를 사야 할 필요성을 느꼈지만 형편과 때를 기다리며 지금까지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저의 개인 자동차 없이 지내는 것이 부담이 되었든지 성도 중 한 분이 지난 주 중 무명으로 중고 차를 구입해 주셨습니다. 교인 중 한 분이 타고 다니던 차인데 급히 한국으로 돌아갈 사정이 생겨서 자를 팔아야 하는 것을 아시고, 저렴한 가격으로 그렇게 하신 거라고 전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사역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어린이 사역자가 본인의 자동차를 시중에 내다 팔지 않고 적절한 가격으로 무명의 헌신자에게 넘겨 주게 되었고, 그 차를 저에게 선물로 주신 거였습니다.
이런 소식을 접하면서 우선 들었던 생각은 제가 자동차 없이 다니는 것이 어떤 성도에게는 말 없이 부담을 주게 되었구나 하는 미안한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깊은 감사의 마음도 들었습니다.
변변치 못한 사람을 담임목사라고 챙겨 주시는 마음에 감동이 되었고, 떠나는 주간까지 처음과 다름 없이 신실하게 끝까지 헌신하며 사역의 분량을 다 채우려는 그 사역자의 자세에도 큰 감동을 얻었습니다. 이런 사역자라면 어딜 가나 하나님께 귀하게 쓰임 받는 그릇이 되겠다는 든든한 믿음이 생겼고, 축복의 언어가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제 다시 새로운 어린이 사역자를 새로 모셔야 하는 상황 속에서 더욱 겸손하게 두 손 모아 기도에 전념할 때입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우리 성도들 중에서 어린이, 청소년, 청년들 그리고 장년을 위하여 헌신된 ‘평신도 사역자’를 세워 나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더욱 간절했습니다.
한 편, 모든 성도들을 통하여 받는 은혜와 사랑을 받는 대가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더욱 풍성한 영의 양식을 공급하는 데 힘쓰는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야겠다는 헌신과 결단을 다시 한 번 하는 시간도 가져보았습니다. 김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