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5. 10월 28일 (목) 일기 (비/구름, 55/46F)
봄부터 여름 내내 땀을 흘리며 가꾸는 집사님 텃밭에서 나도 조금씩 땀을 흘렸다. 덕분에 땀 흘리며
흙을 만지는 복을 누렸다. 가을이 되니 밭에서 제법 거둘 것들이 나왔다. 고구마, 고추, 애호박, 늙은 호박,
도라지, 가을 상추, 시금치, 배추, 무우, 대파, 쪽파, 아욱, 깨닢. 부추, 마늘, 하나 둘 세어보니 참 많은
것들을 얻었다. 그 덕분에 반찬거리 사러 마트에 갈 일이 많이 줄어서 감사한 일이다.
오늘은 서리가 내린 후라 가을 배추를 조금 거둬 들였다. 집사님으로부터 배추 대파 무우를 얻었다.
한 가득 풍성함을 누렸다. 떨어져 나 뒹구는 배추 잎들이 아까워 씨레기 국 용으로 주어 담았다.
매주 목요일 아침에는 새벽기도를 하지 못한다. 수요일 저녁 예배를 마치고 나면 평소보다 약 2시간가량
PD(Peritoneal Dialysis)를 늦게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침에 교회에 도착하는 시간도 자연스럽게
늦어진다.
이런 일로 인하여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아내와 집에서 간단한 아침 식사와 차를 마실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특별히 어느 사모님의 친정 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밑 반찬 덕분에 참 맛있게 먹었다. 이것
또한 하나님의 은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 중 아내와 대화를 나눴다. 그 중에서 인간의 죄 성에 대하여 나누다가 아내 왈, “인간은 살아 있는
자체가 모두 죄인 것 같아요!” 주님 없이 살아가는 자체가 죄라는 뜻이라 이해했다. 참 좋은 고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님 없이 사는 자체가 죄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 모든 것이 신장 문제로 가지게 된 오늘 하루의 복이었다. 그래서 신장병으로
인하여 누리는 복들을 세어 보았다;
첫째, 세월을 아까워할 줄 알게 되었다.
둘째,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
셋째, 음식을 구분하여 먹게 되었다.
넷째, 가끔 아내와 함께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다섯째, 이전 보다 운동을 더 열심히 할 수 있게 되었다.
여섯째, 범사에 감사할 줄 알게 되었다. 그 중에서 복 중에 복은 세월을 아끼는 방법을 알게 된 것이다.
세월을 아끼는 방법은 예배하는 삶이다. 만나면 말씀 나눔, 기도, 삶 나눔, 간증으로 보내는 시간은
후회함이 없다. 어렵지만 하고 나면 늘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예배하는 삶이 세월을 아낀다. 밭에서 직장에서
예배, 가정예배, 목장 예배, 공중 에배가 그래서 참 중요하다. 예배를 통하여 주님을 의지하는 방법을 배운다.
오늘도 예배하는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