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3. 아끼다가 못 쓰고 버린 물건
아끼고 아끼다가 사용 한 번 못하고 버린 볼펜이 있다. 나무로 사람이 손수 다듬어서 만든 볼펜이었다. ‘명품’을 선물로 받은 것이었다.
너무 아까워서 사용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끼고 또 아꼈다. 가끔 책상 서랍에서 꺼내서 보는 재미로 만족했다. 더할 나위 없이 보기좋았고 탐스러운 물건이었다.
몇 년이 지난 후 최근에 한 번 사용해 보려고 꺼냈다. 그러나 잉크가 굳어져서 못쓰는 볼펜이 되어 있었다. 종이에 문질러 보고 흔들어 보았지만 볼펜의 기능을 못하는 신세가 되어 있었다.
아직도 겉 모습은 멀쩡했지만 아쉬운 마음으로 버릴 수 밖에 없었다.
어릴적 시골에서 낫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다. 쇠로 만들어졌지만 사용하다 보니 닳고 닳아서 두꺼웠던 낫이 가늘어 지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하니 사용하여 닳아서 없어지는 그 낫의 모습이 훨씬 더 좋아 보였다. 마르고 닳도록 사용되다가 사라지는 낫의 모습을 통하여 사명을 다한 후 사라지는 모습을 연상케 했다.
우리의 몸도 마찬가지다. 운동하고 가꾸고 아끼다가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되어 버릴 수가 있다. 물건과 마찬가지로 사람도 마르고 닳도록 사용하다가 없어지는 것이 그 사명일 것이다.
아무리 아름답고 좋은 것이라 할지라도 사용할 수 없는 것은 버려지게 될 뿐이다. 우리 몸도 마르고 닳도록 사용하다가 모든 진액이 빠져서 수명이 다 되어 이 세상을 마감하는 것이 아름다울 것이다.
그렇게 살아갈 때 하나님 앞에서 “착하고 충성된 종아 잘하였다”는 칭찬을 받게 될 것이다. 아끼고 아끼다가 쓸모 없이 버려지는 인생이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아낌 없이 닳고 닳도록 사용하다가 진액이 빠져 그만 할 수 있을 때까지 열정적으로 사는 모습은 하나님도 보기 좋아 하실 것이다. 우리 몸을 아끼지 않고 마르고 닳도록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주님 안에 거하면서 주님께 붙어서 사는 것이다. 주님께 붙어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일, 숨 쉬지 않듯이 기도를 쉬지 않는 일, 예배의 자리에 몸을 담그는 일,
때로 홀로 묵상하며 자기 성찰을 하는 자리에 부지런히 몸을 내어 맡기는 것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부지런히 살고 있는데도 낭비하는 인생이 있다. 그러나 안식하며 쉬는 것 같은데도 열심히 사용되는 인생도 있다. 낭비 하지 않고 쓸모 있는 인생을 사는 방법을 예수님이 가르쳐 주셨다.
“내 안에 머물러 있어라. 그리하면 나도 너희 안에 머물러 있겠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과 같이, 너희도 내 안에 머물러 있지 아니하면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사람이 내 안에 머물러 있지 아니하면, 그는 쓸모 없는 가지처럼 버림을 받아서 말라 버린다. 사람들이 그것을 모아다가, 불에 던져서 태워버린다” (요15:4, 6). 김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