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2016
565. 이번 주 키워드 ‘배려’
정영진 씨가 쓴 책 <사람이 모이는 리더 사람이 떠나는 리더>(리더스 북, 2006, 149-150쪽)에서 “배려”라는 제목으로 쓴 글 일부다.
남루한 차림에 덥수룩한 수염도 깎지 않은 중년의 남자가 다섯 명의 철부지 꼬마 아이들을 데리고 지하철을 탔다. 그 남자는 자리에 앉았지만 아이들은 전철 안에서 소릴 지르고 달리고 기어오르고 겅중겅중 뛰면서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 승객들이 눈살을 찌푸리며 그 아빠를 쳐다보고 눈치를 주었지만 그는 눈을 감고 앉아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 같았다. 마침내 한 여자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일어나더니 그 남자에게 가서 어깨를 슬쩍 건드리며 말했다.
“이것 보세요! 아이들을 어떻게 좀 해보세요. 도무지 정신이 없어서 견딜 수가 없군요.” 그 남자는 멍하니 그 여자를 쳐다보더니 마침내 정신이 든 것처럼 말했다. “아, 죄송합니다. 하지만 방금 아이들 엄마 장례식을 치르고 돌아오는 길인데 아이들을 어떻게 야단을 쳐야 할지 모르겠군요.”
사람은 모두 각자 나름대로 남 모르는 사연이 있기 마련이다. 이번 주 내내 목회자 컨퍼런스에 참여하면서 나를 콕콕 찌르며 정신 나게 했던 단어가 있다. ‘배려’라는 말이었다. 그 따스한 단어를 들으면서 성숙함의 열매 중 하나가 배려가 아닌가 생각했다.
어려서부터 배려하는 마음과 태도가 모자람을 알고 있던 터라 무던히 애를 썼다고 생각했는데 순간 순간 순발력 미달로 배려의 기회를 놓치곤 했다. 대가족의 틈바구니에서, 그리고 경쟁 사회 구조 속에서 그것이 몸에 베었나 보다. 반복 훈련으로 이젠 선 줄로 생각했는데 어느새 넘어지기를 반복한다. 선 줄로 생각될 때 넘어질까 조심하고,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는 치열함이 필요한 때다.
위의 이야기 속에서 그 여자는 순간 얼마나 난처했을까? 신앙생활을 하면서 하나님 말씀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롭게 살도록 교육을 받는 동시에 예수님의 따스한 배려의 마음과 태도도 몸에 익혀야 할 때다.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힌 여인이 사람들에게 끌려서 수치와 부끄러운 일을 당하고 있을 때,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한다”(요8:11)고 말씀하시며 배려해 주셨던 예수님의 따스함을 배우고 실천함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경험하고 있다. 남모르는 사연 속에서도 주님의 순종과 섬김을 실천하느라 애쓰는 목자부부들과 제직들을 떠올려 본다. 김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