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2014
484. 경험하는 자리 아닌 증명하는 자리
어느새 2014 브라질 월드컵 축구경기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16강 진출이 다음 기회로 미뤄지는 바람에 힘이 빠지긴 했지만 세계 열강들의 축구를 보면서 추구를 통한 영적 교훈도 배우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지난 조별 예선경기 중 H조에 속해 있던 한국 팀이 1무 2패로 16강 진출이 무산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기회는 또 온다는 생각과 함께 위로하며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습니다. 경기장 안에서 지휘를 하는 홍명보 감독을 비롯하여 선수들을 향하여 코치와 감독역할을 경기장 밖에 있는 사람들도 한 몫 톡톡히 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부진한 성적에 대한 원인분석도 다양했습니다. 세월호 사건과, 정치권을 비교 하면서 참패의 원인이 인재(선수) 등용을 잘못한 탓이라는 언어의 돌팔매 질과 함께 사정 없이 책임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모습들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비난과 책임을 묻는 자리에서 우리나라 감독이 현장 인터뷰한 기사 내용중 한 마디가 저의 시선을 멈추게 했습니다. 인터뷰중 ‘벨지움(벨기에)’과의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우리팀 11명의 선수로 한명이 퇴장당한 상대방 10명의 선수가 뛴 게임을 이기지 못하고 오히려 패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자리에서 감독은 그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을 시인한 후 한마디 덧 붙였습니다. “우리 선수들은 아주 좋은 경험했을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중계방송 해설위원은 홍 감독이 한 말-우리 선수들은 아주 좋은 경험했을 것이다-을 중계석에서 듣고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다. 월드컵은 증명하는 자리다”라고 의미 심장한 말로 되받아쳤습니다.
저에게 번뜩 깨달음이 스쳤습니다. 신앙인들의 주간 중 삶과 주일 예배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주일예배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자리도 되겠지만, 오히려 일주일 동안의 삶을 하나님 앞에 보여드리고 증명해 드리는 시간이요, 삶을 어떻게 살았는지 낱낱이 보여드리는 자리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주중에 땀 흘리며 일하는 가운데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모난 성격, 부족한 성품을 갈고 닦는 훈련도 받으며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났던 삶의 내용들을 보고 드리고 보여 드리며, 감사하고 기뻐하고 때로는 부족했던 것에 대한 겸손의 고백을 드리는 자리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주일 예배 순서 속에는 그리스도인의 삶이 축소되어 들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주일예배 ‘순서’를 통과할 때마다 진지하게 참여함으로서 하나님의 자녀임을 증명해 보여드린다면, 구하지 아니한 은혜까지 덤으로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덤으로 받은 은혜의 힘으로 다시 월요일부터 주말까지 삶의 현장이 하나님을 경험하는 자리가 되시길 바랍니다. P.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