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6. 송박사님을 보내드리면서
지난 4월 12일 목요일 오전에 송인범 박사님이 이 땅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셨습니다. 봄 햇살이 완연히 퍼진 날 오전이었습니다. 아쉬웠던 것은 아침 10시경에 뵈었을 때 깊은 잠을 주무시는 것 같았고 쌕쌕 거친 숨을 쉬면서 주무시는 것처럼 보여서 ‘아직은’ 긴급한 상태는 아닐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의식이 없지만 미리 천국환송 예배를 드릴까 하다가 ‘나중에’ 와서 잠에서 깨어나시면 함께 예배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교회 사무실로 돌아왔습니다.
잠시 후, 아침 저녁으로 돌봐 주시던 분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기 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다급했습니다. “목사님, 송박사님이 돌아가셨어요!” 제가 자리를 떠난 지 얼마 안되어 금방 마지막 숨을 거두신 겁니다. 이 소식을 듣자마자 마지막 예배를 함께 드리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고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입과 코에 손도 대보고 귀도 귀울여 보았지만 더 이상 방금 전의 숨소리는 사라졌습니다. 숨을 쉬고 계실 때 찬송을 부르며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어야 했는데…하는 생각 때문에 후회스러웠습니다. 잠시 미룬다고 생각했는데 다시는 기회를 가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도적이 오는 것처럼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삶과 죽음은 이렇게 아주 가깝게 우리 곁에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우리 영혼이 머무는 곳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호흡이 있을 때 주님을 예배하고 이웃을 섬기며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일이 최선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삶과 죽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먼 미래의 일이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 육체의 종말도 오직 ‘도적처럼’ 임한다는 것을 보는 순간입니다. 우리도 모두 어느새 주님 곁에 서게 될 것입니다.
그 동안 한국전쟁과 가난을 딛고 유학생활도 하셨고, 미국 정착 중 모든 역경을 잘 이겨 내시며, 자신의 과거 어려운 처지를 생각하여 늘 가난하고 어려운 유학생, 이웃, 난민들을 위해 정을 베푸셨던 분이었습니다. 말년에 저희 교회에 출석하며 믿음 생활도 시작하셨습니다. 병들어 계시는 동안 믿음의 식구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도와 주셔서 가족 이상으로 보살핌을 받는 복도 누리셨습니다.
누구나 주님의 은혜가 없으면 죄를 먹고 마시며 살다가 인생을 마감할 수 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마지막 날이 도적처럼 오기 전에 하나님께 죄를 자백하고 용서를 받아 모두 하나님 품으로 돌아가는 우리 성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러므로 정신을 차리고, 삼가 조심하여 기도하십시오. 무엇보다도 먼저 서로 뜨겁게 사랑하십시오.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어 줍니다. 불평 없이 서로 따뜻하게 대접하십시오” (벧전 4:7-9).
김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