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이해할 수 없었던 일들이 있었을 것이다. 믿음의 눈으로 보면, 그 때마다 주님이 나를 통하여 하신 일들이었음을 알게 된다.
나는 약 40여가구가 살고 있는 비교적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과 중학교1학년까지 살았다. 마을이 작은 탓에 교회는 없었고, 멀리 떨어진 이웃 마을에 교회가 하나 있었다. 매일 새벽기도 시간과 주일 날 오전 예배 시간을 알리는 교회 종소리가 은은하게 들릴 듯 말 듯하는 거리였다.
교회를 전혀 모르던 나에게 어느 날 누님들이 교회를 다녀 온 이야기가 들렸고,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어린이들에게 간식도 준다는 소리도 들렸다. 1960년대 말쯤, 그 당시 시골의 겨울은 유난히 추웠고, 눈도 많이 쌓였다. 키가 작은 어린아이들에게 거의 무릎이나 허벅지까지 눈이 쌓였는데 그런 눈길을 헤치며 간신히 교회를 가 본 적이 몇 번 있었다. 교회를 가게 된 것은 순전히 예배 후에 주는 간식때문이었다.
먹어 보기 어려운 알 사탕 (그 때는 눈깔사탕이라고 부름)을 얻어먹는 재미로 다녔다. 교회를 갈 때 새 신발을 싣고 가면 돌아올 때는 짝이 맞지 않거나 헌 신짝을 신고 돌아오기도 했다. 발빠른 누군가 먼저 신발로 바꿔 신고 가는 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린 나이에 교회는 좋은 추억거리를 남겨 주었다.
나의 신앙출발점을 거슬러 올라가 보니, 바로 그 어린 시절 눈속을 헤쳐가며 성탄절 간식 얻어먹는 재미로 교회를 다녀본 때부터였다. 지나고 보니 그 때 교회에 첫 발을 들여 놓은 것이 ‘주님이 나를 통하여 하신 일’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후로 중고등학교 시절은 교회와는 상관 없이 살다가 대학에 가서 다시 전도자들을 만났고, 끌려가다시피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처음엔 억지로 끌려 갔지만, 어린 시절 성탄절 예배 때의 좋은 기억들 때문에 교회가는 것이 싫지는 않았다. 다만 어색해서 가기가 민망했을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요즈음도 어린아이들을 한 번 만이라도 교회에 발을 들여놓도록 도와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한 번의 인연이 평생과 영원한 삶을 좌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특별히 어린 시절 교회와의 첫 인연으로 인하여 결국 예수를 믿게 되었다는 생각때문에, 어린이들을 위해 다양한 행사를 만들어서 교회에 한 번쯤은 발을 들여놓도록 하고 싶다.
지나고 보니 어렸을 때 교회에서 ‘눈깔사탕’으로 맺은 첫 인연때문에 영원한 신랑 예수를 만나게 되었다. 지나고 보니 모두 주님이 하신 일이었다. “…어떤 식으로 하든지 결국 그리스도가 전해지는 것입니다. 나는 그것을 기뻐합니다…”(빌1:18). p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