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0. 사명 따라 사는 삶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선교지 가난한 이웃들을 치료하며 복음을 전하는 의료 선교사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박 누가’라는 외과 의사다. 필리핀 오지에서 가난에 힘겨워 간단한 치료만
해도 나을 수 있는 질병에 죽어가는 현지인들을 보고 도무지 그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 얼마든지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 익숙하고 편안한 자리를 떠나서 필리핀 가난한
산골 마을 선교를 택한 것이다.
그는 몸에 열 가지 병을 앓고 있었다. 그 중에는 간암과 위암과 같은 치명적인 병으로 위 절제
수술을 한 후 항암치료를 받고 있었다. 그런 몸으로 의료를 통한 선교 사역을 하고 있었다. 교회
개척을 하면서 병원도 운영했다. 주변에서 말렸다. 쉬면서 자기 몸부터 챙기라고 해도 걸어 다닐
수만 있는 힘이 있어도 오지 산골 마을을 찾아 다니며 병든 자들을 돌보고 복음도 전했다.
그는 항암치료를 받는 그 순간에도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가난한 산골 마을 사람들을 생각했다.
한 사람이라도 살려야 한다는 일념이었다. 자신이 조금 늦게 마을에 도착하여 간발의 차이로 죽어가는
생명을 보고서 더욱 마음을 아파했다. 그래서 시간을 아껴서 부지런히 산골 마을을 방문했다. 조금만
힘을 내어 방문하면 한 생명을 구한다는 마음이 그를 쉬지 못하게 했다.
그는 암 말기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부지런히 걸어 다녔다. 그는 그것이 자기의 사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님이 주신 사명 때문에 그는 그렇게 살았다. 비록 가난한 산골 마을에서 가난한 의사 선교사로
생을 마감했지만, 그 분이 남겨 놓고 간 흔적들은 아름답기만 했다. 병실에서 마지막 죽어가는 순간까지
오히려 선교지 산간 오지 마을에 병들어 죽어가는 생명들을 염려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마음이 뭉클했다.
많은 사람들이 아닌 한 영혼을 위해서 죽음의 암세포를 몸에 짊어지고 찾아가는 모습 속에 한 영혼을
소중히 여기시는 주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의 사명은 무엇일까? 나도 고민할 때가 있었다. 가족과도 바꿀 수 있고, 돈과 바꿀 수 있고, 심지어
나의 생명과도 바꿀 수 있고,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그것이 자리잡고 있다면, 그래서 그것에 이끌리어
살아간다면, 바로 그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내 마음 한 구석에 늘 자리잡고 있는 것이 있다.
아직 예수를 인격적으로 만나지 못한 주위 사람들을 향한 마음이다. 그것이 나의 삶을 이끌어 준다. 그것이
나의 사명인가보다. 영혼 구원하는 사명 함께 가져 보자.
김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