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4. 아쉽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
누구에게나 휴가는 재충전을 위하여 꼭 필요합니다. 시간을 낭비한다든지 돈을 낭비하는 것보다는 생산성도 높이고 새로워지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년 계획표 중 휴가 계획은 반드시 세우시기 바랍니다. 휴가로 잠시 생겼던 공백으로 인하여 잃었다고 생각하는 것들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번에 휴가를 다녀오면서 예전과는 사뭇 다른 휴가 경험을 했습니다. 꽉 막혔던 생각이나 마음을 씻어버리고
재충전을 위하여 한적한 곳에 머물며 쉬기도 하고 내년을 위한 구상도 하려고 계획을 했었습니다. 그 목적지를 향하여 가는 길에 흩어져 살고 있는 자녀들 집도
방문하여 어떻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 알아볼 참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를 방문하면서 계획이 완전히 변경되었습니다. 휴식을 위한 목적지를 향하여 달려가는 것보다 자녀들과 하루라도 더 함께 지내는 것이
훨씬 더 휴식이 되었고, 새로운 생각들도 떠오르는 경험을 했습니다. 어디론가 훌훌 털고 떠나는 여행보다 자녀들을 만나는 자체가 큰 휴식이 되었습니다.
세월이 가면서 휴가의 내용도 이렇게 달라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세 자녀 각각 집을 방문해 보니 세 자녀 모두 독특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어려서 한 집에서 함께 모여 살 때는 모두 똑 같아 보였는데 각자 독립하여
사는 모습을 보니 참 다양했습니다. 집을 떠난 자녀들이 예상 외로 잘 지내고 있는 것을 보면서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둥지를 떠난 새끼 새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처럼 아이들도 다시 둥지로 돌아오기가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난 5월초, 저희 집 정원에서 어른 키만한 나무 사이에 새들이 둥지를 틀고 새끼 3마리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깃털도 나지 않았을 때부터 거의 매일
쳐다보았는데 매일 쑥쑥 자랐습니다. 결국 약 2주 되는 어느 날 새끼들이 잘 있는지 보려고 했더니 순식간에 푸드득 날아가 버렸습니다. 아쉬워서 매일
퇴근 길에 빈 둥지를 한 번씩 확인해 보았지만, 더 이상 그 곳에는 새들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이 태어나서 자란 둥지지만 더 이 상 돌아오지 않는 새들을 보며, 우리 자녀들도 다시 둥지로 돌아오지 않는다고 아쉬워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만드신 피조물들 세계에 운행되는 하나님의 섭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쉽지만 낳아서 기르고 성장시켜서 떠나 보내는 것도 우리 교회가 할 일임을 다시 깨닫습니다. 김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