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1-2015
529. 아버지 주일에 꼭 붙들어야 할 기둥
또 다시 6월 셋째 주일, 아버지 주일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에 비하면 아버지의 희생과 사랑은 비교가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머니 주일에 비하여 아버지 주일 날은 있는 둥 마는 둥 지나간다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그래도 할 말 없는 게 아버지들입니다.
저도 아내와 함께 자녀들을 기르며 늘 느끼는 것은, 밤과 낮 그리고 상황을 가리지 않고 아내가 아이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며 신비로운 엄마의 능력을 느낍니다. 그러면서 아버지로서 엄마의 희생을 따라잡을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에게서는 엄마에게서 느껴지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 있습니다. 그것은 기대어 아무리 부벼대도 흔들리지 않을 거라는 든든함입니다. 그 든든함이 어디서 왔는가 생각해 보다가 그것은 곧 하나님 아버지의 성품에서 온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기댈 수 있는 기둥 같은 아버지로 계십니다. 그러면서 하나님 아버지를 닮은 혈육의 아버지를 우리에게 주셨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최병성 목사님의 글, “포토 에세이, 일상에서 만난 십자가”라는 글을 읽으면서 꼭 붙들어야 할 기둥으로서 하나님 아버지를 생각하는 동시에 가정에서도 꼭 붙들어야 할 대상인 동시에 꼭 붙들어 들여야 할 아버지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마 넝쿨이 울타리를 감아 돌며 위로 오릅니다. 제 몸 하나 홀로 바로 세울 수 없는 연약한 넝쿨이지만, 울타리를 의지하니 높은 곳으로 오를 수 있습니다. 울타리만 붙들고 있으면 아무리 거센 바람이 불어와도 넘어지지 않습니다.
세상의 거센 폭풍이 밀려와도 십자가를 붙들면 결코 넘어지지 않습니다. 십자가가 내 삶의 든든한 기둥이기 때문입니다. 십자가는 언제나 내 삶에 힘이 되어, 연약한 내가 날마다 세상을 이기고 하늘로 오르도록 인도해줍니다.
오늘 교회가 병들어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십자가를 교회당 꼭대기에 달고만 있지, 마음 속에 꼭 붙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십자가는 그저 교회 건물을 상징하는 장식품도, 멀리서 바라보는 구경거리도 아닙니다. 내 삶의 모든 자리에, 내 삶의 모든 순간에 꼭 붙들어야 할 기둥입니다. 내가 십자가를 붙들 때, 십자가는 더 이상 무거운 짐이 아니라 나를 하늘로 날아오르게 하는 날개가 될 것입니다. <출처: 최병성, “포토에세이..일상에서 만난 십자가,” 매일성경, 성서유니온, 2015년 5/6월호, 9쪽>
아버지 주일에 “내 삶의 모든 자리에, 내 삶의 모든 순간에 꼭 붙들어야 할 기둥”으로 계시는 하나님 아버지를 더 깊이 묵상해 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P.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