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2-2015
519. 일본에게서 배워야 할 것들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일본이라는 나라는 매우 부정적으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일본의 침략으로 36년간의 식민지로 살아왔고, 그 기간 동안에 받은 치욕스런 수난은 기억조차 하기 싫은 우리의 역사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일본’을 이야기 하면 우선 분노와 적대감, 심지어 무시하고 싶은 마음이 솟구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분명히 배워야 할 것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로부터는’ 배우고 싶지 않은 감정이 저 개인적으로도 아직 남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들이 참 많다는 것을 이번 <제63차 목회자를 위한 가정교회 컨퍼런스> 통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일본에 합병될 당시 일본은 세계적인 수준의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유럽으로부터 배울 것을 배우고 버릴 것은 버리는 결단성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이후 너무 과한 욕심으로 세력을 팽창하려다가 마침내 2차 세계대전(1945년) 때 미국으로부터 두 개의 원자폭탄을 얻어 맞고 잿더미가 되어 버린 나라가 되었습니다. 다시는 소생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었지만, 그러나 예상을 깨고 얼마 되지 않아 세계 최고의 경제 대국이 된 것을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최근에 세계 나라들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일본이 약 65%를 차지하여 단연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참고; 한국은 5%로 하위권). 신뢰는 개인과 단체생활, 공공활동에 있어서의 행태, 태도, 성향에 기초가 되는 통합된 개념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신뢰는 개인 간의 생활에 있어서뿐만 아니라 공동체, 조직, 사회, 국가 등 단체생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박희봉, 이희창, “한국과 일본의 신뢰 특성 비교).
일본인들의 신앙생활에도 그들의 신뢰성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음을 조남수 일본 선교사님으로부터 배웠습니다. 일본 성도들은 교회에서 한 번 맡겨진 사역은 오래 동안 충성스럽게 감당한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예로 한 여자 성도가 중보기도 팀장으로 약 20년 전부터 지금까지 신실하게 사역을 하면서 깊은 은혜를 누리고 있다는 동영상 간증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 외에 그들의 순종, 충성심, 신뢰성, 자기 잘못에 대한 징계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자세와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일본으로부터 기억하고 싶지 않은 역사적 상처가 있지만 마냥 그 상처에 대한 분노와 미움으로 그들을 바라본다면 배울 것을 배우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을 것입니다. 일본이 원자폭탄으로 폐허가 된지 얼마 되지 않아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다시 일어서게 된 것은 ‘하드웨어는 무너졌지만 정신적 소프트웨어는 파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1% 미만의 일본 그리스도인들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유가 아닌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의 소프트웨어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 믿음- 순종하는 믿음, 충성하는 믿음, 의지하는 믿음-입니다. P.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