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3-2014
499. 휴가 중 있었던 일
교회의 배려로 약 한 달 동안 휴식을 한국에서 보내고 왔습니다. 일상적으로 하던 일에서 벗어나 잠시 쉬려고 마음 먹었지만 다른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곳을 출발하기 전 아내가 한 달 동안 머무는데 계획표를 만들어서 가자고 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그런 제안이 있기 전에 먼저 제가 미리 계획을 만들어 놓았을 텐데, 이 번에는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습니다. 떠나기 전 가장 기본적인 일들만 하고 돌아와도 모자라지 않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우리가 필요한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성령께서 필요한 일들을 하시도록 맡겨드리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하기로 하고 떠났습니다.
한국에 도착하여 과연 무슨 일들이 일어날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하루 이틀 지나면서 저희 부부는 과연 우리가 계획했던 것 이상으로 특별한 경험들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경험들은 주로 사람을 만나는 일들이었습니다. 머무는 동안 두 부류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리스도인들과 아직도 VIP로 남아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만남은 목장에서처럼 삶을 나누는 형식이었습니다.
특별히 그리스도인들과의 만남 속에서 얻었던 것은 ‘교회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하며 교회와 저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하여 좀 더 깊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입니다. 그러면서 주님께서 원하시는 교회 공동체를 더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었고 ‘영혼을 구원하여 제자 삼는 사역’을 하기 전에 자신에 대하여 더 깊은 성찰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한 기간이었습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회들을 통하여 목사로서 참 목자가 무엇인지도 생각하는 기회도 가졌고, 알곡과 쭉정이에 대하여도 뒤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만남 가운데 은혜롭고 감격스러웠던 것은 ‘루이빌새한교회 한국교우 예배’였습니다. 한 분의 노력으로 이곳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했던 분들에게 연락이 되었습니다. 날짜와 시간 그리고 장소를 정하여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고 그 동안의 삶을 나누면서 감사하며 은혜로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곳을 다녀간 후 많은 세월이 흘렀는데도 어려운 시간을 내서 모일 수 있었다는 것이 기적이었습니다. 새한가족을 만나는 기쁨이 컸습니다. 사정상 참여하지 못하고, 전화나 카톡으로라도 연락이 되어서 함께 할 수 있었던 것도 감사했습니다. ‘새한교우들’을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P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