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5-2014
478. 어머니 생각, 아버지 생각
영국 문화협회(British Council)에서 세계 102개 비영어권 국가 4만명을 대상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어 단어”가 무엇인지 설문 조사를 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1위에 오른 단어는 ‘Mother’(마더, 어머니)라는 단어였다고 합니다. ‘Mother’라는 단어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단어로 선택된 것은 삶의 어려운 순간마다 밤낯 가리지 않고 진자리 마른 자리를 가려 주셨던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의 보살핌이 얼마나 큰것이었는지 인간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5월에 어린이 주일, 어머니 주일을 보내면서 동시에 세월호 사건도 맞이했습니다. 어머니들과 아버지들은 더욱 자녀들에 대한 애틋한 생각을 많이 하며 보내는 달인동시에, 자녀들은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되새겨 보는 달이기도합니다.
저에게는 올해 80대 마지막 부분을 지나고 계시는 어머니가 계십니다. 요즈음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전화나 동영상 촬영하여 서로 인사를 교환하고 있는 중에, 얼마 전까지만 해도 “너희들 언제 돌아오느냐?” “뭐 먹고 사느냐?”가 주된 인사셨는데, 요즈음 어머니의 동영상 속에서 하시는 말씀은 “엄마 걱정하지 말고 그곳에서 너희들이나 잘 살아라”입니다. 쉽게 어머니 곁으로 돌아올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아셨는지 현재 있는 곳에서 잘 살기를 바라시는 어머니의 간절한 사랑으로 느껴집니다. 어머니는 늘 그런 분인가 봅니다.
저의 어머니와 아버지께서는 딸 다섯과 아들 셋, 이렇게 8남매를 두셨고 저는 그 중 일곱번째로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제가 두살때 아버지께서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30대 중반부터 8남매를 혼자 돌보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고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만 기억됩니다. 저도 자녀들을 기르며 아내가 아이들이 어려울 때 챙기는 모습을 보며 아버지로서 엄마의 희생을 따라잡을 수 없는 차이가 있음을 경험합니다.
6월달에는 아버지 주일이 들어 있습니다. 어머니에 비하면 아버지의 희생과 사랑은 비교가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머니 주일에 비하여 아버지 주일은 늘 대접을 받지 못하고 지낸다는 느낍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할 말 없는 게 아버지들입니다. 그러나 이번 6월 15일, 아버지 주일에는 조금 의미 있는 행사를 하려고 합니다. 아버지에게 드리는 편지 쓰기 입니다.
어린이, 청소년, 청년,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두 아버지에 대한 좋은 기억과 힘들었던 기억 그리고 감사와 부탁의 말씀을 담아서 편지를 쓰시면 됩니다. 어머니에 대한 편지를 쓰라면 어렵지 않게 많은 내용을 쓸 수 있겠지만 아버지에 대한 내용은 많지 않을 수 도 있습니다. 그래도 아버지에 대한 경험과 기억들을 되새기며 그 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내용들을 담아서 ‘아버지 주일’에 함께 읽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PK